레식2 달빛사냥 Photo by Kym MacKinnon on Unsplash 파티장 안팎이 사람으로 붐볐다. 막심은 무심히 눈길을 이리저리로 옮기면서 와인을 한모금 삼켰다. 사방으로 반사되는 샹들리에 불빛이 조금 성가셨다. 다들 그 불빛에 흠뻑 젖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또 그걸 즐겼다. 이 많은 사람들이 그저 파티 좀 즐기겠다고 이곳에 모였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막심은, 파티를 위해서 자발적으로 이 뻣뻣하고 불편한 정장을 입고, 또 돈을 들여 이곳까지 와서는 마침내 사람들과 별 무게도 없는 헛소리들을 주고 받는 모습으로 끝나느니 차라리 하루종일 남의 시중을 드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타야 하는 기차를 세 번은 놓치든지. 순간 누군가 옷깃을 확 잡아 끌어당겼다. 막심이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티무르가 그대로.. 2021. 4. 18. (밴딧&예거)Bday Birdwatch! “일어나, 도미닉!” “악!” 올라앉은 무게에 도미닉이 괴상한 비명을 질렀다. 마리우스는 아랑곳 않고 계속해서 도미닉을 내리 눌렀다. “일어나! 기차 놓치겠어!” 같이 가기로 약속 했잖아! 마리우스의 말에 도미닉이 그를 밀쳐내고는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어쓰고 항의했다. “진심이었냐? 이 새벽에 가긴 어딜 가!” “약속 어기지 마, 도미닉. 빨리 일어나서 옷 갈아입어.” 싫어! 도미닉이 고개를 내밀고 외쳤지만 얼굴로 날아온 바지에 막히고 말았다. 결국 궁시렁거리며 일어나는데 창밖에서 고요한 물결이 밀려들었다. 새들도 잠든 꼭두새벽이었다. 아이고, 가여운 내 신세. 도미닉이 잠옷을 벗고 바지에 다리를 끼워넣었다. 허리춤 안감이 까끌까끌했다. 한숨이 나왔다. 역까지 가는 길은 순조로웠다. 곧 문을 닫고 출발하.. 2021. 1. 20. 이전 1 다음